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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단지의 맥문동, 어떤 효능이 있을까
    식물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2022. 8. 17. 18:07

    전에 살던 아파트는 지어진 지 꽤 오래된 단지였다. 당시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보통 그렇듯이 1층은 주차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주차되어 있는 차들과 통행하는 차량들로 번잡스럽고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는 화단도 볼 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잔디를 심고 군데군데 나무 몇 그루를 심어 놓은 것이 끝이었다.

     

    아파트 정원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맥문동 군락
    아파트 정원의 맥문동 군락

     

    새로 이사 온 아파트는 달랐다. 주차장은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은 화단이라기보다는 정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조경이 잘 되어 있었다. 여기에서는 잔디 대신에 난초처럼 생긴 짙은 녹색의 가늘고 긴 잎들이 정원을 뒤덮고 있었는데, 모양이 풀 같지는 않고 무슨 작물 같았다. 아파트 단지에 작물을 심었을 리는 만무라서 궁금증을 갖고 있었는데, 물어물어 알아보니 이름이 맥문동이었다.

     

    맥문동이 한약재의 하나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런 난초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더구나 아파트 단지에서도 이렇게 자랄 수 있다니, 마치 당귀를 아파트 정원에 주르륵 심어 놓은 것처럼  머릿속에서 아파트 정원과 한약재라는 맺어질 수 없는 단어들이 서로 부딪치며 한동안 낯설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그늘진 아파트 정원을 덮고 있는 맥문동 군락
    맥문동

     

    맥문동은 아파트의 맨땅을 덮는 지피식물로서 선택을 받은 것이다. 심어 놓으면 땅이 보이지 않게 잎을 빽빽하게 낼뿐 아니라 그늘에서도 잘 자라니 높이 올라가 있는 건물 때문에 언제나 길게 뻗은 그늘로 덮여 있는 아파트의 정원에는 딱 맞는 식물이다. 더구나 한겨울에도 성장만 멈출 뿐 시들지 않고 푸픈 잎을 꿋꿋하게 유지해서  조경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5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8월까지 계속되는 보라색 꽃은 꽃대 하나에 여러 개의 꽃이 이삭 모양으로 피어나는데, 언뜻 보면 라벤더가 연상될 만큼 아주 아름답다. 아파트 단지 안에 만개한 맥문동 꽃은 봄꽃이 지고 난 후의 허전한 풍경을 다시 넉넉하게 채워준다. 9월이 되면 맺는 둥글고 까만색의 열매 또한 감상용으로 손색이 없다.

     

    보라색의 맥문동 꽃이 길게 솟아나 있다
    맥문동 꽃

     

    한방에서는 이 맥문동의 뿌리를 약재로 쓴다. 수염뿌리가 뿌리줄기에서 많이 나오는데, 땅 속에 있는 수염뿌리 군데군데에 땅콩 모양의 덩이뿌리가 생긴다. 이 덩이뿌리를 캐서 말리면 반투명한 담황색이 되는데 이것을 약재로 쓰는 것이다.

     

    보통은 200g의 맥문동을 500ml의 물에 넣은 후 물의 양이 2/3가 될 때까지 끓인 후 음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루에 330ml는 넘지 않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큰 부작용은 없지만 약의 성질이 차기 때문에 물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가 있는 사람은 먹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몸이 찬 사람도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찬 성질을 없애려면 볶아서 섭취하면 된다.

    여러 가지 효능이 있지만 중요한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관지와 호흡기에 좋다 : 해열, 거담, 진해 , 소염 작용이 있다. 기침과 가래를 멎게 하는 데 사용되는데, 폐의 기능이 허약하여 오랫동안 기침을 하거나 감기로 인한 기침, 오래된 기관지염이나 만성인후염이 있는 경우에 사용하면 좋다. 차가운 성질이 강한 식물이라서 체온이 높을 때에 해열시키는 효과도 있다.

     

    ●강심 작용 : 땀이 많이 흐르고 맥박이 빠르며, 혈압이 낮아서 졸도했을 때 강심제로 사용된다. 

     

    ●자양강장 작용 : 자양 성분이 많아 발열성 질환을 앓고 난 뒤 기운이 없고 어지러운 증상에 보혈, 자양을 위한 약으로 이용된다. 수삼과 궁합이 잘 맞아서 함께 달여 먹으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갈증 해소 : 과로로 인해 입이 마르거나 갈증이 생겼을 때 마시면 좋다. 한의에서는 당뇨로 인한 갈증을 제거하기 위하여 맥문동 탕을 사용한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갈증을 심하게 느끼며 허탈한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이뇨작용 : 평소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거나 잔뇨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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