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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마타 고사리, 넉줄고사리 키우기
    식물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2022. 8. 14. 12:43

    베란다 한쪽 구석에서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보이며 잘 자라던 후마타 고사리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묵은 잎을 떨궈 내고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는 뿌리줄기 여기저기에서 새순이 고개를 내민다. 

    어린 새순이 돌돌 말려 있는 부분을 영어로는 피들헤드(fiddlehead)라고 하는데, 용수철처럼 말려 있던 피들헤드를 펼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고사리를 키우는 큰 재미 중의 하나다. 

     

    후마타 고사리의 새순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후마타 고사리의 새순

     

    잎을 펼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사리들이 가여워 보이지만, 이제 곧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살도 찌우면서 예전처럼 녹색의 풍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동안에 내가 할 일은 그저 맑은 물만 조금씩 나눠 마시면 되는 것이다. 

     

    후마타 고사리를 처음 본 곳은 양재동 화훼단지였다. 짙푸른 색의 작고 가는 우편들이 촘촘하게 달려 있는 잎들은 마치 조화 같이 완전해 보였고, 그 무성한 잎들 사이로 삐죽 내밀고 있는 하얀 털의 뿌리줄기는 너무나 이질적이면서도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후마타 고사리의 뿌리줄기. 하얀 털이 뒤덮고 있다
    후마타 고사리의 뿌리줄기

     

     

    그때 들인 후마타 고사리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몇 번의 겨울을 난 후 작별을 하게 되었다. 그 후 4년 전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렸던 식물전시회에 갔다가 어느 부스의 천장에 매달려 있던 이 커다란 후마타 고사리를 보고 주저 없이 집으로 데려왔는데, 지금까지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잎을 떨구고 새로 순을 내주면서 잘 자라고 있다.

    처음에 들여온 후마타 고사리가 죽은 이유는 지금도 모른다. 아파트라는 환경은 같은데 아마도 물관리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럴 수는 있었겠다. 식물을 키운 경험이 더해져서 그런지 요즘은 쉽게 식물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다.

     

    큰 플라스틱 화분에 심겨 있는 후마타 고사리 모습
    후마타 고사리

     

    후마타 고사리의 학명은 Davallia griffithiana이며, 보통 화원에서는 후마타, 토끼발 고사리, 넉줄고사리라고 부르며 판매하고 있다. 후마타 고사리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고사리로 묘이 고사리가 있다. 묘이 고사리는 뿌리줄기가 고양이 발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뿌리줄기가 좀 더 두툼하고 끝이 갈라진 것이 후마타 고사리와 다른 점이다.

    후마타 고사리를 기를 때 알아야 할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후마타 고사리의 푸른 잎
    후마타 고사리의 잎

     

    ● 빛 : 밝은 곳이 제일 키우기 좋은 장소이지만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그렇듯이 햇볕이 너무 강한 직광은 피해야 한다. 빛이 제법 들어온다면 주방이나 사무실에서도 키울 수 있다.

     

    온도 : 최저 월동 온도가 0도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월동이 가능하지만 노지에서는 안된다.

     

    물 : 겉흙이 마르면 화분 밑으로 물이 빠질 때까지 듬뿍 준다. 

     

    번식 : 포기나누기를 한다. 고사리과 식물이므로 포자로 번식을 하지만 가정에서 포자를 수집해 발아시켜서 새 개체를 얻는 것은 힘든 일이다. 뿌리줄기를 잘라서 물꽂이로 뿌리를 내린 후 이식해서 번식시킬 수도 있다.

     

    기타 : 뿌리줄기가 화분 밖으로 늘어지는 모습이 독특하므로 걸이화분에 넣어서 기르면 잘 어울린다. 새싹이 나오기 전 휴면기에 신선한 수태를 감아 나무나 돌에 착생시켜 목부작이나 석부작으로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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