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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들링턴 테리어, 너 누구니?
    강아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2022. 8. 16. 16:52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솜이는 베들링턴 테리어Bedlington terrier이다. 아직까지는 쉽게 볼 수 있는 품종이 아닌 데다 귀여운 얼굴에 양처럼 생긴 특이한 외모에 산책을 나가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어려서부터 다른 개들과도 어울린 경험이 많고 사람들도 많이 접해서 산책 중에 만나는 사람들이나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리지만, 가끔가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갑자기 벽력 같은 소리로 짖어 대서 난처한 경우가 종종 있다. 평상시에는 잘 짖지 않지만 짖을 때는 작은 체구에 대형견 못지않은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활짝 핀 메리골드 옆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베들링턴 테리어 모습
    베들링턴 테리어 솜이

     

    베들링턴 테리어라는 이름은 영국 북부 노섬버랜드의 탄광 도시인 베들링턴에서 비롯되었다. 이곳에서 댄디 딘몬트 테리어와 휘핏, 오터하운드의 혼혈로 베들링턴이 만들어졌는데, 다리가 짧고 몸통이 두꺼운 일반적인 테리어와는 달리 하운드의 피가 섞여서 몸매가 매끈하고 다리가 길다. 걸어갈 때면 짧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데 마치 발을 굴리며 걷는 듯하다. 

     

    쥐나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을 잡는 개로 길러져서 그런지 작은 것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솜이가 골프공 크기 만한 공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습성 때문일 것이다. 그 작은 공을 어르고 달래면서 지칠 때까지 노는 모습을 보면 민첩하고 집요한 사냥개의 본능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야생성은 간식을 줄 때도 나타난다. 개껌을 주면 입에 물고 숨길 곳을 찾느라 한참을 방황한다. 아파트 안에서야 뭘 할 수 있겠나. 두 다리로 땅을 파는 시늉을 하면서 소파 한쪽 구석을 긁어대며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적당히 됐다 싶으면 다시 코로 흙을 덮는 동작을 한다. 실컷 그렇게 논 다음에야 비로소 숨겨 둔 개껌을 찾아와 느긋하게 먹기 시작한다.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제대로 베들링턴 테리어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베들링턴 테리어는 순하고 부드럽지만 또한 상당히 독립적이고 자신감이 강해서 '양의 껍질을 한 늑대'라고 불릴 정도로 용맹스러워 예전에는 투견으로도 활약했다. 양을 닮은 모습 덕분에 어수룩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달리는 속도가 빠르고 뉴펀들랜드와 같은 수영견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수영도 잘한다. 눈을 아주 좋아하는데, 얼음 위나 깊게 쌓여 있는 눈 위에서 튼튼한 코를 쟁기처럼 이용해서 허스키와 같은 속도 전환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보도 위에 서 있는 베들링턴 테리어. 멀리 고층아파트가 보인다
    산책 중인  솜이

     

    사람과는 잘 지내지만 다른 개에 대한 경계심이 심해서 사회화 훈련을 일찍 해야 하는데, 머리가 좋고 눈치가 빨라 훈련을 쉽게 이해하고 잘 따라간다. 베들링턴 테리어의 특징을 정리해 본다.

     

    ●수명 : 평균 수명은 12~14년이다. 

     

    ●체중 : 평균 체중은 8.2~10.4kg이다. 개체 차이는 있지만 암컷보다는 수컷이 좀 더 무게가 나간다. 성견이 되는 시점에서의 체중이 그 견종의 이상 체중이기 때문에 베들링턴 테리어는 8kg 전후가 이상 체중이라고 할 수 있다.

     

    ●체고 : 평균 체고는 수컷이 40~44cm, 암컷은 38~42cm 정도이다. 아치 모양의 굽은 허리를 갖는다.

     

    ●털 : 새끼 때는 블루(청색), 리버(적갈색), 샌디(회황색)색이었다가 성견이 되어 가면서 털에 백화가 일어나 나이가 들면 점점 회색빛으로 변한다. 굵은 털과 가는 털이 같이 엉켜 있는 이중모이지만 털 빠짐도 심하지 않고 털갈이 시기도 없어서 강아지 털에 예민한 사람들이 키우기 좋다. 푸들과 같은 곱슬머리여서 매일 빗질을 해주어야 한다. 주기적으로 빗질을 해주지 않으면 금세 뭉쳐 잘라 내야 한다. 털에 이물질이 잘 붙기 때문에 풀밭에서 놀다 나오면 온몸에 풀을 붙여 나온다.

     

    ●성견이 되는 기간 : 약 8~10개월 만에 성견이 된다. 생후 2개월까지는 급속히 성장하지만, 그 후는 완만하게 성장해 성견이 되고 나서는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성견이란 신체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체취 :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귀가 처져 있어서 통기성이 좋지 않아 귀 청소를 정기적으로 해주지 않으면 악취가 날 수 있다. 입 주위에도 털이 많은 종이므로 식후에 더러운 것은 닦아 주어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산책 시간 : 원래 사냥개였던 베들링턴 테리어는 활발하고 운동량도 많이 필요로 하는 견종이다. 하루 1시간 이상의 산책을  두 번 정도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말처럼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휴일에는 마음껏 뛸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질주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실내만 있으면 운동 부족이 되기 쉽고 스트레스를 받아 문제 행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베들링턴 테리어가 아파트 정원 안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서 있다
    아파트 정원의 솜이

     

    ●걸리기 쉬운 질병

    1.구리중독증 :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간에서 정상적으로 구리 배출이 되지 않아 구리가 간에 축적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아무 증상이 없다가 급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우울증이나 무력감, 식욕부진, 복부 부종,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급성인 경우보다 만성이 예후가 좋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2~7세 사이에 사망한다. 보통 유전자 검사를 해서 발견하는데 정상, 보인자, 질환견으로 분류된다. 질환견은 시한부로 살아가게 되는데 약물 치료와 식단 조절을 통해 좀 더 연명할 수 있다. 

    베들링턴 테리어는 분양이나 입양 전에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부모견이나 그 이전 세대견들의 병력을 확인해서 구리중독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 진행성 망막 위축 : 망막이 변성, 위축되어 시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유전적 질병이므로 완치는 어렵고 결국은 실명으로 이어지게 된다.

     

    3. 영국 북부가 원산지라서 고온다습한 기온에 약하다. 여름과 같이 더울 때는 기온이 높은 시간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밤에 산책하고 집안에서도 시원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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